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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피, 세계화 갈길은 멀고 문제는 산적
[전자신문 2005-05-02 10:32]


무선인터넷 표준 플랫폼인 위피가 휴대폰에 의무탑재된 지 한달이 지나며 위피 관련 시장이 본격 개화기에 접어들었다.
  위피폰 보급이 500만대에 육박하는 등 활성화를 위한 제반조건은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관련 콘텐츠 부족, 차기버전 개발에 대한 더딘 접근 등으로 위피가 국내 대표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다. 또 자바가 위피에 포함되며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업체들 사이에 나타난 반목도 아직 치유되지 않는 등 위피 활성화를 위한 관련업계의 과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 단말기 보급은 “순항”=지난달 1일부터 정보통신부의 전기통신설비 상호접속기준 고시에 따라 무선인터넷 표준 플랫폼 위피의 탑재가 의무화 되며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위피폰의 보급 속도가 한층 빨라졌다는 점이다. 지난 1월까지 100만대에 불과했던 위피폰 보급대수가 4월말을 기준으로 500만대에 육박했다. 향후 매월 100만대가 넘는 신규 단말기에 위피가 의무탑재되는 것을 고려하면 연말까지 1200만대도 넘어설 전망이다. 위피 활성화를 위한 첫 번째 관문인 단말기 보급에서는 충분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 콘텐츠 확보 “시급”=위피폰의 보급이 확대됐지만 아직 즐길만한 콘텐츠는 절대 부족하다.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즐기는 게임만 해도 대부분 기존 콘텐츠를 위피용으로 컨버전한 수준에 불과하다. 당연히 소비자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지 못하는 실정. 아직 위피에 대한 투자에 소극적인 콘텐츠 업체들을 움직이기 위한 다양한 지원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콘텐츠 확보와 연관해서 시급히 개선해야 할 점 중 하나가 개발자들 지원 문제다. 모바일 플랫폼의 잦은 변동으로 솔루션 및 콘텐츠 개발자들은 큰 혼란에 처했으나 이들에 대한 배려는 아직 미비한 수준이다. 형식적으로 콘텐츠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위피 활성화를 위한 저변을 넓히기 위해서는 개발자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이통사들이 신규 콘텐츠 개발시 위피버전 제작을 강제하고 개발비 등을 지원하는 정책을 내놓은 것이 어떤 효과를 가져올 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 커뮤니티의 취약성 “부상”=위피 활성화를 위해 가장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부분은 커뮤니티의 확대다. 위피제정을 주도하는 한국무선인터넷표준화포럼(KWISF) 표준화위원회는 정회원수가 8곳으로 제한된데다 전원합의 형태의 의결구조를 채택, 발걸음도 느리고 업계의 의견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여기에 우리 손으로 만들겠다던 국산 표준에 자바가 포함되면서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업체 간의 반목도 초래했다. 도리어 국내에서 상용화에 성공한 원천기술이 위피 표준에서 소외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표준 제정을 위한 불가피한 진통의 성격이지만 이를 적절히 치유하지 못하다보니 관련업계의 힘이 한 곳으로 모아지지 못하는 실정이다.

 커뮤니티가 취약하고 리더십도 부족하다 보니 위피의 세계화 발걸음도 더디다. 당초 표준화위원회는 국내 표준을 제정해 위피를 세계화시키겠다는 거창한 포부를 밝혔지만 퀄컴, 썬, MS 등 경쟁관계의 세계적 기업들의 세확장 노력에 비하면 초보적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무선인터넷 솔루션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여러 난관도 만났지만 국내 표준을 제정했다는 것 자체 만으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며 “다만 위피가 국내용 플랫폼이 아니라 세계로 나가 활약하기 위해서는 업계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풀어낼 열린 커뮤니티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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